기사입력 2011.02.18 17:04:45 | 최종수정 2011.02.18 17:49:33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발병 원인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 현재 파킨슨병 치료는 일상생활을 무리없이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증상 완화 요법이 시행된다.
파킨슨병으로 진단을 받으면 먼저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약물치료 후 5~10년이 지나면 약물치료 효과가 점점 떨어지고 몸 꼬임 같은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경우 뇌심부자극술의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뇌심부자극술이란 병적으로 활성화돼 여러 증상을 유발하는 하시상핵이라는 뇌심부핵에 전극을 삽입하고 전기 자극을 주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신경회로를 조절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 방법이다. 뇌 조직을 파괴시키지 않고 자극기의 프로그래밍을 통한 미세 조절이 가능해 개인별 증상에 따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1987년 처음 소개된 이래로 전 세계적으로 이미 수만 명의 환자가 시술을 받아 효과를 인정받고 있으며 발표된 여러 임상 논문에서 그 효능과 안정성이 입증되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서울대병원 파킨슨센터에서 파킨슨병 등 200여 명 환자들이 뇌심부자극술을 받았다.
특히 뇌심부자극술 후 뇌심부자극기 전극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DELASㆍDBS Electrode Location Analysis System)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술 후 뇌심부자극기 전극의 위치를 확인시켜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파킨슨병 치료진을 위한 온라인 웹서비스(http://delas.ondemand3d.com)를 시행하고 있다. `DELAS`를 이용해 뇌심부자극술 전에 시행한 환자의 MRI와 뇌심부자극술 후 1개월 뒤에 시행한 환자의 CT영상 합성을 통해 뇌심부자극 전극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이용해 뇌심부자극기를 조절하면 뇌심부자극술 시행 후 약 6개월에 걸쳐 조절해 오던 현행 뇌심부자극기의 조절 방법을 수술 후 1~2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뇌심부자극 조절과 약물조절을 보다 쉽고 편하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도파민 약제 개발 등 다양한 신약 개발과 함께 뇌심부자극술이 개발됐고 앞으로도 급속도로 발전하는 생명공학, 컴퓨터공학, 나노공학, 로봇공학, 영상기법의 발전에 힘입어 파킨슨병 치료의 신기원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파킨슨 환자와 보호자뿐만 아니라 일반들에게도 잘 알려져서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양질의 진료가 보편화되는 바람을 가져본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