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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지도 완성?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1-01-22 09:58:29    조회 : 581회   
뇌 지도 완성할 수 있을까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KAIST겸임교수 기사100자평(0)입력 : 2011.01.21 14:43
 사람의 뇌에서 정보처리는 신경세포(뉴런)에 의해 이루어진다. 무게가 평균 1350g인 뇌 안에는 1000억 개의 뉴런이 들어 있고, 이들은 각각 수천 개의 뉴런과 접속되어 있다. 뉴런 사이의 연결은 100조개 이상으로 여겨진다.

뇌 구조를 지도로 표시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꿈이다. 첫 번째 시도는 19세기 초 등장한 골상학이다. 골상학자들은 두개골 생김새가 상응하는 뇌 조직의 발달 정도를 반영한다고 생각하고, 죄수 또는 정신병자의 두개골을 분석하여 마음의 기능에 따라 위치를 나타낸 지도를 작성했다.

20세기 후반부터는 의학 영상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뇌지도 제작이 한결 수월해졌다. 컴퓨터 기술의 도움으로 뇌의 내부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됨에 따라 마음의 활동과 관련된 뇌의 영상을 찾아내서 지도를 만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뇌 영상 기술로 세포 수준의 연결 상태를 파악하여 지도를 그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2005년 뉴런의 연결망을 지도로 표현하는 새로운 분야가 출현했다. 뇌신경 연결 지도는 커넥텀(connectome)이라 명명하고, 커넥텀을 작성하고 분석하는 분야는 커넥터믹스(connectomics)라 불렀다. 2009년 7월 5개년 계획으로 인간 커넥텀 프로젝트(HCP)가 시작되었다. 2010년 9월 미국 국립위생연구소(NIH)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워싱턴대에 3000만 달러, 하버드대에 850만 달러를 후원했다.

커넥터믹스는 재미과학자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그는 1967년생으로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대 공대 교수로 있으며 2008년 호암상을 받기도 했다. 이론물리학을 전공했지만 계산신경과학에도 조예가 깊어 커넥터믹스의 핵심 인물이 된 것이다. 2010년 9월 테드(TED)에서 '나는 나의 커넥텀이다(I am my connectome)'란 제목의 연설로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비영리 기업인 테드는 기술(T)·연예(E)·디자인(D) 분야 전문가의 강연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6월 출간될 '커넥텀'이라는 저서의 초벌원고에서 "커넥터믹스는 게노믹스(유전체학)가 생물학에 중요한 만큼 신경과학에 중요할 것"이며 커넥텀이 완성되면"인간의 기억이 뉴런 사이의 연결망 안에 저장된다는 놀라운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0년 '뉴욕타임스' 12월 27일자에 따르면 인간 커넥텀 프로젝트가 넘어야 할 고비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하버드대 분자생물학자 제프 리츠트먼은 뉴런이 1억 개인 생쥐 뇌의 커넥텀을 작성하는 수준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람 뇌의 1000억 개 뉴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먼저 생쥐를 마취시키고 뇌를 여러 개 조각으로 썰어낸 다음 미세한 조각을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마치 스파게티 국수 가락처럼 얽혀 있는 뉴런의 연결 상태를 상세한 지도로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쥐의 커넥텀을 저장하는데 1페타(10의 15승)바이트의 컴퓨터 기억 용량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져 사람의 커넥텀에는 100만 페타바이트라는 가공할 저장 용량이 요구될 것으로 짐작된다. 따라서 여러 기술적 문제로 사람의 커넥텀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어쨌거나 커넥터믹스가 성공하기를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