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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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4.11 22:22
[김태일 교수팀 사이언스 실려]
뇌에 LED 심어 무선 조종… 쾌락 느끼는 호르몬 촉진
한·미(韓美) 연구진이 빛으로 뇌질환인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김태일<사진> 성균관대 교수(화공과)와 미 일리노이대 존 로저스(Rogers) 교수 연구진은 "2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두께의 초박형 발광다이오드(LED)를 생쥐의 뇌 안쪽 5㎜ 깊이에 심어 부작용 없이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도파민은 쾌락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정상보다 적게 분비되면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일 교수가 제1저자인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12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먼저 생쥐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뇌가 빛을 받으면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들었다. 이 생쥐를 미로와 같은 방에 넣고 특정 지역에 오면 무선으로 생쥐의 뇌에 이식한 LED를 작동했다. 빛을 받은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자 생쥐는 즐거움을 느껴 그곳에만 머물려고 했다. 본래 생쥐는 밝은 곳을 싫어한다. 연구진이 생쥐가 밝은 곳에 있을 때 뇌 LED를 작동시키자 생쥐는 도파민에 홀려 본능까지 거스르고 밝은 곳에 계속 머물렀다.
기존에는 전기로 파킨슨병을 치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뇌 속에 심은 전극으로 전류를 흘려 도파민 분비를 유도해 파킨슨병의 증세를 완화하는 치료 방법이다. 하지만 뇌에 전극을 심는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뇌에 흐른 전기로 후유증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도파민 분비용 LED는 머리카락 한 올의 절반 두께로 얇아 생쥐의 뇌에 이식해도 행동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LED를 사람의 손톱이나 손가락에 심어도 빛이 나오고 인체에 전혀 부작용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태일 교수는 "향후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간질 치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파킨슨병 환자를 빛으로 치료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희섭 단장은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먼저 빛에 반응하는 도파민 분비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끼워 인체에 주입해야 한다"며 "이 같은 유전자 치료는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윤리 논란이 심해 허가받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