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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기억이 소멸하는 메커니즘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07-12-31 12:34:03    조회 : 707회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공포나 충격 같은 원치 않는 기억은 머리에 오래 남아 괴로움을 주고 어떤 기억은 너무 빨리 사라져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워지는 것일까?

국내 연구진이 뇌 속에 저장된 공포기억이 소멸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기억이 소멸하는 것은 기억이 만들어질 때 생긴 시냅스(신경세포 연결 부위) 강화가 약해지기 때문이며 이 과정에서 mGluR1과 NMDAR이라는 분자 수용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정연 박사와 최석우 교수팀은 31일 뇌 속에 저장된 공포 기억이 소멸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규명, 관련 논문을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기억의 조절과 소멸 등에 문제가 생겨 일어나는 공포증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중독증 등의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뇌 신경세포들은 서로 시냅스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 받는다. 기억은 이런 시냅스에 신호전달이 강화되면서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저장된 기억은 환경변화 등에 따라 적절하게 수정되고 조절돼야 한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정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공포증이나 PTSD는 공포기억이, 약물중독은 약물에 대한 비정상적인 호감이 소멸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필요 없거나 잘못된 기억은 점점 약해져 소멸하는 것(Memory Extinction)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이 연구에서 공포기억이 장기 저장될 때 강해진 시냅스들이 기억이 소멸할 때 다시 약화(depotentiation)되며 이런 시냅스 약화가 기억소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시냅스 약화과정에 mGluR1과 NMDAR이라는 분자 수용체가 관여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최 교수는 "분자수용체나 수용체에 의해 활성화되는 신호체계에 작용하는 약제를 개발하면 부적절한 기억을 더 빨리 없애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 연구결과는 공포증이나 PTSD 치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향후 중독증 치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정연 박사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