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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뇌 후두엽이 만든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08-12-21 11:33:45    조회 : 609회   
[과학]꿈은 뇌 후두엽이 만든다
기사입력 2004-09-14 17:12 |최종수정2004-09-14 17:12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꿈에서 다양한 영감을 얻었다. 한국에서는 꿈이 미래를 예지하는 기능을 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에 좋은 꿈을 꾸면 복권을 사러 달려가는 사람들이 많다.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이란 인간 내면의 무의식에 자리한 욕망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꿈 해석은 다양하지만 정작 꿈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생각만큼 발전돼 있지 않다. 즉, 뇌의 어떤 부분이 꿈을 꾸게 하는 것이며,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네이처 인터넷판 최근호에는 꿈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연구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연구는 두가지 사실을 밝혀냈다. 하나는 뇌의 특정부위가 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REM(Rapid Eye Movement) 수면상태에서 꿈을 꾼다고 알려져 있던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꿈을 꾸지 않는 여인=꿈이 어디서 생성되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 실마리를 제공한 사람은 사고 후 꿈꾸는 것을 멈춘 73세의 환자다. 후두엽을 다쳐 병원에 입원한 이 여성환자의 증상은 심각했다. 그는 시력을 잃었으며 몸의 한쪽을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초기 증상은 시간이 지나자 차츰 사라졌다. 그리고 며칠 후 새로운 증상이 시작됐다. 바로 꿈꾸는 것을 멈추게 된 것이다. 그는 평소 주당 3∼4회 정도 꿈을 꿨다고 했다. 하지만 후두엽를 다치고 난 이후 거의 1년간 단 한번도 꿈을 꾸지 않았다. 그를 관찰한 스위스 취리히 의대 클라우디오 바세티 박사는 그녀의 상태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바세티 박사의 관찰 결과 꿈을 꾸지 못하는 그의 수면상태나 정신기능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기능은 정상인 채 꿈만 꾸지 않는 이 환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하고자 바세티 연구팀은 그녀의 수면 중 뇌파를 관찰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6주간 4일 밤을 그녀의 뇌파를 기록하는 데 쏟았다. 이 실험 결과 이 환자가 다친 두뇌의 일부분인 후두엽이 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후두엽은 뇌 뒤쪽에 있으며 눈으로 들어온 시각정보를 받아 사물의 위치, 모양, 운동상태를 분석하는 기관으로 알려졌다.

◆REM 수면과 꿈의 상관관계=실험을 통해 연구진은 이 환자가 REM 수면 중에도 꿈을 꾸지 않는다는 것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REM 수면은 꿈을 꾸는 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을 더욱 놀라게 했던 것은 이 환자의 수면 패턴이 정상인과 똑같았다는 것이다.

바세티 박사는 이런 실험을 바탕으로 REM 수면과 꿈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후두부의 특정 부위가 꿈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이며, REM 상태는 중뇌 등 뇌의 다른 부위가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실험 결과로 REM 수면의 기능은 미궁에 빠지게 됐다. 지금까지 REM 수면은 꿈을 꾸게 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구 결과 꿈과 REM 수면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REM 수면과 꿈의 관계를 연구해 온 영국 러버러대 짐 혼 박사의 주장은 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그는 REM 수면에 대해 “꿈의 기능만큼이나 이 수면상태를 정의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다. 혼 박사는 “성인들은 일반적으로 수면의 4분의 1가량을 REM 상태로 보내며 나머지는 깊은 잠에 빠진다”며 “아마도 REM 수면은 깊은 잠에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REM 수면이란=과학적으로 사람의 수면을 파악할 때는 주로 뇌파를 이용한다. 전형적인 수면 뇌파 변화를 표시하면 각성하고 있으면서 눈을 감고 있을 때는 10Hz 전후의 α파가 보이며 졸음이 오게 되면 α파는 없어지고 진폭이 작은 4∼6Hz의 파장이 나타난다. 즉, 뇌파는 일반적으로 수면이 깊어짐에 따라 그 주파수가 느려지는 방향으로 변화해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뇌파에서 주파수가 빠르면서도 상당히 깊은 수면이라고 생각되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수면단계를 바로 REM 수면이라 부른다. REM 수면은 약 1시간 30분 간격으로 하룻밤에 3∼5회 규칙적으로 나타난다.

그 지속시간은 5∼30분 전후이며 새벽이 가까워질수록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꿈은 이 REM 수면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꿈 수면’이라고도 불렸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

박진우기자/dawn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