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기사입력 2008-03-07
(서울=연합뉴스) 미국 연구진이 외부로부터 위협을 느꼈을 때 해삼이 보이는 반응을 단초로 파키슨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신물질을 개발했다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최근 미국 과학전문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파킨슨 병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미니 전극을 혁신할 수 있는 신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니 전극은 뇌에 전기자극을 가해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인 근육떨림을 바로잡는데 이용되는 장치로 파킨슨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손상된 뇌 부위에 이식되는 전극은 단단한 성질을 띠고 있어 이식한 지 수개월이 지나면 그 기능이 퇴화될뿐 아니라 인근 뇌조직을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물질을 사용해 전극을 만들면 이런 부조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신물질의 특징은 이식 시점까지는 단단한 성질을 유지하다가 뇌 속에 들어가서는 곧 젤리처럼 부드럽게 변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신물질로 인해 전극 자체가 뇌 속에서 젤리처럼 부드러운 성질을 가질 수 있게 됨에 따라 뇌조직과의 마찰을 최소화해 기능 감퇴 및 뇌조직 손상이라는 기존 전극의 문제점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BC는 특히 해삼과 같은 연체동물이 위협에 봉착했을 때 순간적으로 피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토대로 연구진이 신물질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에 동참한 제프리 캐퍼도너 박사는 이들 동물이 "평상시에는 피부표면이 매우 부드럽지만 외부로부터 위협이 닥쳤다고 판단되면 재빨리 피부를 단단하게 바꾼다"고 말했다.
한편 신물질은 직경 25나노미터 크기의 섬유들로 구성돼 있는데 평상시에는 단단하지만 물과 만나게 되면 부드럽게 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뇌의 75%는 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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