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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도 늦추는 메타물질 발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1-02-22 17:47:02    조회 : 672회   
민범기 KAIST 교수팀, 빛 속도 늦추는 메타물질 발명 
기사입력 2011.02.17 08:25:23     
 
고굴절률 메타물질의 개념도.
빛의 속도를 매우 느리게 만들 수 있는 메타물질(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갖는 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발명했다. 굴절률이 높은 이 물질에 빛을 통과시키면 빛 속도가 최대 38배까지 느려진다. 이는 모세혈관까지 보는 세밀한 광학시스템이나 입으면 사라지는 투명망토 기술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민범기 KAIST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높은 굴절률을 갖는 메타물질을 이론적으로 검증하고 실험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지 2월 17일자에 게재됐으며, 특히 그 주에 발표된 논문 중 우수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뉴스앤드뷰스`에 선정됐다.

굴절률은 서로 다른 매질 경계면을 통과하는 파동이 굴절되는 비율 또는 빛의 속도가 줄어드는 비율을 말한다. 물을 채운 컵에 빨대를 꽂았을 때 빨대가 꺾여 보이는 것도 물과 공기 굴절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민 교수팀은 금속과 전류가 흐르는 유전체(부도체나 반도체) 물질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가상 원자를 설계했다. 기존 방식으로는 굴절률을 결정하는 두 가지 요소 중 하나인 유전율을 높이면 투자율이 떨어져 큰 굴절률을 얻지 못했으나, 민 교수팀은 유전율을 극대화하면서도 반자성을 줄여 세계에서 가장 높은 38.6의 굴절률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이 메타물질은 광학렌즈와 투명망토 등 변형 광학기술을 구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민 교수는 "현재 현미경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렌즈로 만들기 때문에 빛의 파장과 비슷한 크기의 물질밖에 볼 수 없지만, 이 메타물질로 렌즈를 만들면 300마이크론(1마이크론=1000분의1㎜)의 전자기파를 활용해 30마이크론가량인 미세한 물질을 보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위 원자를 천천히 변하게 해 위치마다 물체 굴절률이 달라지게 하면 실제 물체는 존재하지만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투명망토 기술도 구현할 수 있다. 또 레이저를 만드는 고밀도 공진기나 초소형 광소자를 만드는 일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민 교수는 "고굴절률 메타물질의 작동 원리는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작 문제만 해결하면 파장 이하 스케일의 작은 물체를 구분하는 이미징시스템 개발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설명>

▷ 유전율(誘電率) = 외부 전기장을 반도체나 부도체에 가하면 외부 전기장 반대 방향으로 전기장이 생겨 이 물질 내 전기장 세기가 작아지는 비율.

▷ 투자율(透磁率) = 자기장 영향을 받아 자성을 띠게 될 때 생기는 자속밀도와 자기장 진공 중에서 세기의 비. 자기투과율.

▷ 반자성(反磁性) = 자기장을 가했을 때 물질이 약하게 반발하는 성질.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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