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의학연구회(CGMS)는 1990년대 초 몇몇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전공의들이 개별적으로 카오스, 비선형 혹은 복잡계라고 하는 새로운 과학 분야를 의학에 도입하기 위하여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모체가 되어, 1997년 1월 신동수가 대한의사협회정보통신망(Korean Medical Association Information Network; KMAIN) 안에 카오스 공부방(비선형의학회; Center for Nonlinear Medical Science/CNLMS)을 만들어 이 분야의 관심과 토론을 이끌어 오던 중,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 내과 이홍규 교수의 발의로 1998년 5월 15일 제1회 복잡계의학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되었고,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이 분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되었다. 제1회 심포지엄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연구원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으며, 제2회 심포지엄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후원으로 1999년 1월 18일 버클리대학의 Walter J. Freeman 교수와 일본 ATR 연구소 및 산타페 연구소의 연구원이며 오클라호마 대학의 Thomas S. Ray 박사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연구자들을 초빙하여 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하였다. 아직은 다소 생소한 일종의 사이버연구모임(Cybertute)이라 할 수 있는 본 연구회는 그 동안 대화의 채널이 없었던 임상 연구자들과 기초 과학자들(수학, 물리학, 전자계산학 등)이 함께 공통의 관심사를 토론하고, 공동연구과제를 발굴할 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새로운 연구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회에서는 국내외의 주요 연구소, 영향력 있는 연구자들을 연결하여 의견교환을 돕고, 평소 관심은 많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던 많은 연구자들과 임상 의사들에게는 기초적인 이론과 최신 연구동향을 소개하여 이 분야의 연구가 활기를 띨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복잡성의 과학(Science of Complexity)
역사 및 배경
지금까지 결정론, 환원론, 가역론적인 패러다임이 과학을 이끌어 왔다면 복잡성과학(Science of Complexity) 혹은 카오스, 비선형(Nonlinearity) 과학이란 자연현상을 하나의 전제성으로 탐구하는 새로운 학문분야라고 할 수 있다. 뉴턴 시대에도 프엥카리 등의 학자들에 의해 자연의 비선형 현상에 대해 이미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에 이르러서야 이러한 학문이 가능하였던 것은 컴퓨터의 발전과 고등수학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하겠다. 이 분야의 연구가 구체적으로 오늘날과 같은 형태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한 사람은 기상학자인 Edward N. Lorenz인데 그는 1963년 기상예측이라는 고대적인 과학의 문제를 단순한 연립방정식으로 설명함(Deterministic Non-periodic Flow. J Atmos Sci, Vol 20(2))으로써 소위 '카오스 이론'이라고 하는 새로운 학문분야의 시초를 이루었다. 또한 동시에 이 같은 학문이 가능하였던 것은 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 이론>으로 입자의 절대성이 위협을 받게 되었고, 또한 20세기 최고의 논리학자로 불리는 수학에서 쿠르드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에 의하여 논리학의 한계를 인식하게 된 점 등의 영향을 받았다.
많은 과학자들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많은 현상들이 비선형적이어서 예측하였던 결과와 전혀 다른 결과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과 방법이 없었다. 이것이 가능하여진 것은 1971년 David Ruelle과 Floris Takens이 'On the Nature of Turbulence'(Commun math Phys 20)라는 그의 논문에서 유체나 기상현상 등에서 발견되는 비선형 현상이 자연계에서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증명하였고 1975년에는 Tien Li 와 메릴랜드 대학의 James Yorke교수가 단순한 수학식에 의해 매우 복잡한 현상을 끌어낼 수 있음을 증명하고 이것을 '카오스 Chaos'라고 명명하면서 이 분야의 연구가 더욱 활발하여졌다. 같은 해 Mitchell J. Feigenbaum은 'Quantative Universality for a Class of Nonlinear Transformations. J Stat Phys Vol 19(1)'라는 논문에서 자연계에 매우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비선형 현상을 수학적으로 Feigenbaum Number라고 하는 단순한 숫자로 설명하면서 비로소 카오스 이론은 그 이론적인 배경이 완성되었다. 이러한 이론적인 체계는 1976년 Robert M. May의 'Simple mathematical models with very complicated dynamics. Nature Vol 261'라는 제목의 종설이 NATURE에 실리면서 카오스 이론은 정상과학의 체계를 뒤흔드는 물리학의 상대성 이론과 버금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이 분야가 유명해진 데에는 IBM 연구소의 Benoit B. Mandelbrot 교수가 창안한 프랙탈 기하학(Fractal Geometry)의 공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프랙탈이라는 것은 길이, 부피 등의 절대적인 값을 버리고 어떤 사물의 복잡한 정도를 상대적으로 정량화하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기하학적 용어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과학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었던 정신세계의 복잡한 현상들까지도 정량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고도의 전문화로 인하여 의견교환이 어려웠던 자연과학자와 사회과학자, 심지어는 철학자나 예술인들 간에 카오스, 프랙탈이라는 공통의 언어-이것마저 프랙탈적이다-를 가지고 토론할 수 있게 됨으로써 빠른 속도로 학문의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 분야는 새로운 학문분야로서 용어 있어서도 아직 카오스, 비선형, 복잡성 등의 용어들이 혼용되고 있다. 카오스(Chaos)라는 용어는 Yorke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되어 그 용어자체가 가지는 자극적인 의미 덕에 빠르게 과학계는 물론 대중 속을 파고들어 현재까지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이 분야의 연구자들을 'chaologist'라고 부르게 까지 되었다. 설명하자면 'Some sudden and dramatic changes in nonlinear systems may give rise to the complex behavior'라고 할 수 있으며 이론적으로는 'deterministic order without periodicity'라고 하면 정확한 정의가 된다. 비선형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국립비선형연구소(Center for Nonlinear Studies; CNLS, Los Alamos)에서 이 분야의 연구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연구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를 개발한 국립핵물리학연구소로 더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비선형이란 뜻은 단순히 선형이 아니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수리물리학적으로 비선형이란 의미는 어떤 계의 운동을 설명하는 함수식에 제곱 항을 포함하는 고등수식을 의미하며 이 분야의 연구자들 중에는 비선형이라는 말이 카오스라는 용어보다 보다 학문적이고 포괄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복잡성(Complexity)이라는 용어는 카오틱한 계의 어떤 특징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용어로 민간연구소인 산타페 연구소에서는 주로 이 말을 사용하다. 정의상 복잡계라고 한다면 'a system composed of a large number of different interacting elements'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용어는 자연계의 현상이 겉으로는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한 규칙을 가지고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러한 외형적으로 복잡한 현상을 단순한 수학방정식을 사용해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복잡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의미적으로는 카오스, 비선형 및 복잡성이란 용어는 거의 유사한 뜻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분야가 점차 하나의 학문 분야로 성장하면서 용어를 통일할 필요가 있어 보다 최근에는 이들 특징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반역동(General Dynamics: Perhaps we should all this field of study general dynamics because the study of only linear systems restricts us to a rather narrow path through the vast territory of dynamics)이라는 용어가 등장하였다. 미국의 국립정신보건연구원(National Institute for Mental Health; NIMH)에서는 인공생명연구를 포함하여 이 분야의 심포지엄을 매년 개최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Dynamical Neuroscience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용어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복잡성의 과학; 복잡계의학이란 기존의 분석적인 연구방법에서 탈피하여 통합적인 시각의 새로운 연구방법을 과학 혹은 의학의 문제에 적용하고자 하는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컴퓨터 등의 발전과 더불어 매우 발전가능성이 많은 분야라고 할 것이다. 특히 복잡계의학(Complexity for Medical Science)이라는 분야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을 의학 분야에 적용하여 보다 실제적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도에서 출발하였으며 국내유일의 기초 및 응용과학 분야를 총괄하는 첨단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연구회는 지금까지 비과학적이고 체계화되지 못한 분야로 여겨왔던 東醫學(우리醫學) 분야를 포함하는 연구모임으로 향 후 동서의학을 포괄하여 의학발전을 주도하는 이론적, 기술적 발전을 추구하는 모임이다.
국내외 연구 현황
외국의 연구 현황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미국, 일본, 독일, 스웨덴, 영국 등의 경우 1960~70년대에 이미 정신의학, 신경과학, 물리학, 수학, 전자공학, 경제학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함께 모여 공통의 관심사를 토론하고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다양한 학술모임들이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1988년 이후로는 기초과학분야와 임상의학분야를 막라한 다양한 학회들이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국가적인 지원하에 매년 어마어마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 분야의 발전이 미래과학 발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고 로스알라모스 국립비선형연구소나 산타페 연구소 같은 곳에서 매년 수많은 대학원생들을 모아 여름학교를 개최하여 이 분야 연구자들의 저변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최근까지 이 분야에서 발표된 논문 수만 하여도 1998년까지 40만 편이 넘었으며, 세계적인 연구자들이 집필한 단행본(monograph)만 하여도 200여권이 넘는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전문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 중고등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NHK 같은 국영방송에서 과학다큐멘타리 형태로 카오스 혹은 프랙탈 과학이라는 제목들을 수차례 방영하였고, 호주의 국립대학인 에델라이드 대학의 Paul Davis 교수의 경우에는 이 분야의 과학다큐멘타리 등의 공동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의학 분야에서는 하버드 의과대학의 Ary L. Goldberger 교수의 심전도 연구와 UC Berkeley의 Walter J. Freeman 교수의 뇌파 연구 등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으며, 이중 WJ Freeman 교수는 1999년 본 연구회와 과학재단 한림원에서 공동개최하는 심포지엄에 특별연자로 초청되어 회원들을 상대로 자신의 연구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국내의 연구 현황
국내의 경우 이 분야의 연구는 아직 초보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의학 분야에서는 신경정신의학지에 발표한 최성구 회원과 김용식 회원(1994)에 의한 '뇌파의 프랙탈 차원에 관한 예비연구' 정도가 있었으나, 한국과학기술원과 포항공대 등 기초분야에서 의학 분야의 공동연구자를 찾아 활발한 토론과 연구가 전개되어 '뇌전위에 대한 연구(1995)'등을 보고하기 시작하였으며, 같은 해 포항공대 김승환 회원과 한국과학기술원의 문희태 회원 등이 중심이 되어 국제 카오스 및 비선형 동력학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의학 분야에서도 1997년부터 본 연구회의 연구자들이 G7 프로젝트 등의 국책연구들을 수행하면서 신경정신과학회, 내분비내과학회, 소아심장학회, 정형외과학회 등에서 이 분야의 연구가 활기를 띄기 시작하였으며, 뇌연구촉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이 분야의 연구는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본 연구회의 회원들이 대부분 BK21 등의 첨단과학분야의 발전을 이끄는 국책연구의 책임자로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 앞으로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ast modified : June 14 '2001
http://medicine.snu.ac.kr/CGMS/
출처 : http://blog.naver.com/jjinmac/30004480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