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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과학을 만나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07-11-27 16:11:48    조회 : 423회   
미술, 과학을 만나다
                               
미술은 눈으로 보는 예술(Visual Art)입니다. 미술은 보는 것으로부터 출발을 합니다. 지난 이만 여년 동안 미술은 공간과 물체를 시작으로 운동, 명암, 빛, 리얼리티, 사차원 그리고 가상현실까지 미술은  열정적으로 세계를 보아왔습니다. 다 새로운 비전(Vision)을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풍성한 미술의 역사란 다름 아닌 미술이 주변을 열정적으로 본 결과물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미술을 보고 때론 즐거워하고, 감동하고, 무서워하고, 흥분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또 때론 지적 희열을 느꼈습니다. 미술이 늘 남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사실 본다는 것은 미술만의 고유한 활동은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보는 것으로부터 출발을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지옥과 천상을 그려낸 민족들은 기독교나 불교 등의 대종교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지옥이나 천당을 체계적으로 보지 못한 종교는 대종교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지역종교에 머물렀습니다.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빛을 타고 여행하는 모습을 그려낸 아인쉬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아인쉬타인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케플러, 갈릴레오, 뉴튼... 세상에 자신의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다 그렇습니다. “새롭게 보는 것이 아는 것이고, 힘입니다.” 요즘은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모두 거기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지난 2만 여년 동안 미술은 네차례의 시각적 혁명을 겪었습니다. 미술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원근법 - 카메라 - 복제기계 - 컴퓨터였습니다. 특히 렌즈라는 기계의 눈의 등장은 인간이 보는 방식을 결정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카메라의 등장으로 사람과 사물 사이에는 렌즈라는 기계의 눈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인간은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기계 눈의 도움을 받은 미술은 공간과 물체를 시작으로 운동, 명암, 빛, 사차원, 가상현실에 이르기까지 열정적으로 세상을 관찰하여 왔습니다. 19세기 인상파미술 이후 등장한 서양의 근․현대미술은 모두 그 결과로서 생겨난 것들입니다.

기술과 비전(vision)이 새로운 예술을 결정한다

20세기, 새로운 미디어(media)의 등장과 기술 발전은 시각예술의 환경을 급속하게 바꾸어버렸습니다. 사진과 컴퓨터의 자유로운 사용은 누구나 이미지 생산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과거에는 아무리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이미지를 시각화할 테크놀로지, 즉 숙달된 손이 없으면 예술가로서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누구나 이미지를 생산,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카메라, 컴퓨터가 이미지를 포착하고, 재현하고, 변조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이미지는 미술이라는 제한된 분야로서 

한정할 수가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진, 영화, 게임... 주위의 모든 분야가 활기차게 이미지를 연구하고 있습  니다. 물론 이미지를 신체적 접촉으로 포착하여 그 느낌을 표현하는 미술은 여전히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미 이미지는 빛으로 포착하고 전자로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미지를 다루는 것, 보는 것은 더 이상 미술  가들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과거 미술의 고유의 분야였던 이미지의 생산과 분석은 오늘날 과학, 철학, 의학,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미술과 과학의 경계가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오늘날 하이테크를 많이 쓰는 기술자가 예술가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살펴볼까요. 누가 있습니까? 의사, 연구원, 공항세관원, 검역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런 사람들이 예술가가 못되느냐 하면 잘못된 제도와 예술교육 때문입니다. 예술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다보니 예술적 재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것 조차 모르는 것입니다. 예술적 소양을 키우기도 어렵지만, 숙련된 기술을 익히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대학에서 전공을 하였다 해도 직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고도로 숙달된 기술을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대학에서는 전공을 안했다해도 그러한 직업에 종사하면 숙달된 기술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말이 기술을 익히면 작가가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기술이 작가가 되는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은 될 수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뇌파 이미지 재생 기술이 성공한다면 예술 특히 영화, 미술 등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잠을 그대로 복원할 수가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일 밤 수천, 수만장의 그림을 아침에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동안 초현실주의자들만 표현가능했던 세계를 누구나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때는 어떤 사람이 미술을 주도할까요? 아마 아인쉬타인과 같이 새로운 비전(Vision)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요?

과학과 만나지 못한 동양미술

필자는 학창시절, 왜 우리는 서양과 같이 다양한 미술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는가가 제일 불만이었습니다. 나중에 리얼리즘(Realism), 인상주의(Impressionism), 추상미술(Abstract Art) 등은 우리나라에서는 만들어질 수가 없는 미술임을 알았습니다. 그 이유는 과학적으로 물체(object)에 접근하지 못한 탓입니다. 동양의 미술은 물체를 객관적으로 관찰한 적이 없습니다. 동양은 항상 물체에 감정(feeling)을 이입시키거나 물체에 동화가 됩니다. 왜 책에 항상 나오는 말이 있죠. “자연을 벗삼아... 어쩧고 저쩧고...”. 자연을 벗삼아 사는 사회에서는 객관적인 관찰이 불가능합니다. 벗을 어떻게 길이, 각도(角度), 고저(高低)... 같이 객관적, 물질적으로 관찰, 분석할 수가 있겠습니까? 서양의 리얼리즘, 인상주의, 추상미술 등은 물체를 물체로서 보기 시작한 데에서 출발한 미술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지나치게 감성 중심적인 측면에서 미술을 이해해 왔습니다. 물론 감성교육은 중요한 미술이 담당하여야 할 중요한 예술교육의 기능입니다. 그러나 감성교육만으로는 서양의 근,현대미술 및 동시대 미술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서양 근․현대 및 동시대미술은 새로운 과학, 기술 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우찬 미술평론가(대구시립미술관 전담관)  bboko@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