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특히 의학 분야에 있어서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인간의 뇌라 할 수 있다. 뇌파는 뇌의 작용을 감지할 수 있는 매개로서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은 뇌파를 측정하고 그 변화를 감지함으로써 인간의 행태를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이를 이용하여 인간의 뇌를 조정하며, 병의 치료에 이용하고, 진실을 파악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
◆ 사랑에 빠지면 눈이 먼다.
최근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있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진은 “사랑을 하면 객관적인 사고가 둔화되고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능력도 줄어든다.”는 것을 뇌파연구를 통해 밝혔다.
연구진은 20명의 젊은 어머니들에게 자신의 아기들의 사진을 보게 한 뒤 뇌파측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뇌에서 비판적인 사고나 부정적인 평가는 내리는 능력을 관장하는 부분의 활동이 줄어드는 것이 관찰됐다. 또, 여성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남성의 사진을 봐도 같은 현상이 목격됐다.
◆ '황당실수' 뇌파 P300이상 반응 탓이다
영국 캠브리지 의학연구위원회 산하 인지ㆍ두뇌 과학팀이 발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콘플레이크에 무심결에 우유 대신 커피를 붓는 것 같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두뇌 속 P300이라는 뇌파와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단순한 인지 실험 결과, 실험참가자들이 실수를 할 때마다 P300이 갑자기 떨어졌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은 “뇌파의 이상 반응으로 통제가 안 돼 생기는 실수는 대부분 웃고 넘어갈 만한 수준이겠지만 최악의 경우, 체르노빌 원전 사고 같은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영국 의학원 아비짓 다타 박사는 P300을 이용해 사전에 큰 실수를 피하는 뇌파 조종기법을 발표했다.
◆ 프로게이머 뇌파의 비밀 - 세타파 증가
최근 한 실험에 따르면, 프로게이머가 게임에 집중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보기 위해 뇌파 연구를 실시한 결과, 게이머들이 게임에 집중할 때 예상치 않게 세타파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프로게이머들이 일반인들과 달리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는 과정을 규명한 것으로 이들이 단지 특이한 집단으로 피상적으로 이해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뇌파를 통해 집단의 특성을 규명한 점에서 유용하다. 또한, 실험 결과를 통해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이를 이용해 모자란 점을 보충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 음향으로 뇌를 조절한다.
닭이 가장 편안해하는 뇌파의 주파수대에 맞춰 합성한 소리를 계속 들려줌으로써 닭은 스트레스를 덜 받아 온순해지고, 생산성이 좋아지게 하는 방법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계란 생산량은10% 증가, 폐사율도 70%이상 크게 낮아지며 , 품질이 좋지 않은 계란을 낳을 가능성도 20%가까이 줄어든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인간에게도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며, 실제로 음향을 이용하여 특정한 뇌파를 발생시켜 학습효과를 증진시킨다는 제품이 시중에 널리 유통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뇌파유도기가 장착된 휴대폰도 출시되어 이목을 끌고 있다. 수면 유도기 기능, 정신 집중기 기능, 스트레스 해소 기능, 피로회복 기능 등 을 제공하고 있다.
◆ 바이오피드백 훈련
인간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는 이상은 언제나 뇌파가 나온다. 물론 자고 있을 때, TV를 시청할 때,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나오는 뇌파는 각각 틀리지만 자신이 원하는 뇌파가 어느 상황에서 나오는지를 확인한 뒤 훈련을 하면 집중력 등 원하는 상황에서 원하는 뇌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훈련법의 핵심이다.
이는 인간이 훈련을 통해 특정한 뇌파를 발생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하여 뇌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범죄와 관련된 기억을 뇌파로 확인해 유무죄를 밝힐 수 있는 이른바 뇌지문 기술이 미국 법원에서 사용돼 화제라고 이 최근 보도했다.
뇌지문 방식은 범죄와 관련된 특정 이미지에 반응하는 뇌의 불수의적 전기 활동, 이른바 p300파를 읽는 방식이어서, 거짓말탐지기와 달리 시험 대상자의 주관적 의지나, 시험관의 자의적 해석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방식이다.
영국 뇌지문연구소의 창립자 래리 파월에 의해 개발된 이 기술이 미국연방수사국(FBI)의 테스트를 거쳤고 최근 사형 선고를 받은 지미 레이 슬로터를 상대로 시험한 결과 그가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 기술이 유력한 증거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개선될 점이 많다는 목소리도 있다.
◆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한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은 원숭이의 뇌 신경조직에 자극을 주는 물질을 이식한 결과 행동을 명령하는 뇌파를 발견하고 이 뇌파를 컴퓨터와 연결해 원숭이에게 훈련시킨 결과, 원숭이가 의도한 대로 컴퓨터 커서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몇 번의 실험 끝에 원숭이들이 생각만으로 커서를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마비증세를 앓고 있는 제이알 씨는 뇌파와 연결된 컴퓨터를 통해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연구진들은 뇌파와 일부 근육조직을 컴퓨터와 연결해 휠체어 등을 스스로 작동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전신마비 상태에 있는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것과 다름없다.
◆ 뇌파로 사물 움직이는 기술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공상과학소설 ‘환상의 항해’를 1987년에 영화로 만 든 ‘이너 스페이스(Inner Space)’란 영화가 큰 인기를 모았다. 이 영화에 서 주인공들은 인간의 몸속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잠수정을 타고 혈관 안으로 들어간다. 이들은 미리 준비해간 레이저 광선으로 암세포를 완벽하게 제거하고 환자가 흘리는 눈물을 타고 몸 밖으로 나온다.
현실성이 없어보이던 영화의 소재가 20년이 채 안돼 현실로 나타나고 있 다. 영화속 아이디어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세계의 연구진들은 바로 IT·BT·NT 융합기술을 이용해 세균 크기만큼 작지는 않지만 머리카락 절반 두께의 초소형 기어로 조립한 모터와 손톱만한 크기의 하드디스크가 부착된 마이크로로봇을 만들어 환자를 치료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인간의 뇌파를 이용해 사물이나 사이보그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미래세계, 공상과학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뇌에서 발생되는 뇌파를 이용해 사물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뇌파송신기가 그것이다.
특히, 뉴로 헤드셋(사진)은 인간의 뇌파(EEG) 및 눈동작(EOG) 생체신호를 검출해 그 데이터를 무선 RF(고주파)로 전송할 수 있는 장치인데 이 헤드셋을 쓰면 헤드셋과 무선으로 연결되는 칩을 장착한 장난감 자동차 등 각종 완구류를 손을 대지 않고 눈의 움직임 등으로 상하 좌우로 동작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이 완구, 게임, 교육을 비롯하여, 의료 및 휠체어 등 재활복지, 국방, 스포츠, 로봇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 뇌파를 통한 우울증 치료 효과의 사전 진단
시간에 걸친 우울증 환자의 간단한 뇌 검사를 통해, 항우울제 (우울증을 감소시켜주는 약)의 복용 효과의 유무를 판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몇몇의 연구자들은 우울증 환자의 뇌파 변화를 측정하여 특정한 뇌파 변화가,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 시 수주 후에 나타날 수 있는 효과와 상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시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at Los Angeles)의 Ian Cook 박사에 의해 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Cook 박사는 이 우울증 진단 방법이 항우울제 효과가 없는 환자가 복용하는 약들의 남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하였다.
Cook 박사는 "항우울제 남용을 최소화하는 것은, 이 약이 고가이고 환자에게 부작용도 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연구는 환자에게 약을 투여하기 전에 환자의 뇌파의 특정한 변화를 검사하여 약이 환자에게 유효할지를 사전에 알아내는 최초의 연구이다.”라고 하였다.
현재 우울증 환자의 40% 정도는 처음에 처방된 항우울제 약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가 처방된 약을 복용하여 그 효과 여부를 알기 까지는 수주가 걸리기 때문에, 의사들은 자기가 처방한 약이 환자에게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알려면 6주에서 12주 까지 기다려야 한다.
◆ 질병의 진단
현재 대부분의 정신과 병동에서는 뇌파지도를 이용하여 여러 종류의 신경정신계통의 질병을 진단다고, 치료에도 이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나 광우병의 진단에도 이를 보조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뇌파를 이용한 진다는 환자에게 외상이나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 인공 팔, 다리의 이용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장애자나 전신마비 환자들이 생각만으로 근처에 있는 로봇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 기본적인 식사나 기타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세상이 곧 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독일에서는 붉은 털 원숭이의 뇌에 전자감응장치를 장착한 뒤 원숭이의 생각을 컴퓨터로 분석, 인공 팔을 움직이는 실험에 성공했으며, 파킨슨씨병 환자 11명의 뇌에 같은 장치 32개를 설치한 뒤 이 환자들의 뇌파를 컴퓨터로 분석, 인공 팔을 움직이는 실험에 다시 성공했다.
하지만 인공팔을 움직이는데 걸리는 시간이 5분여에 달해 그 신속성에 문제가 있고 또 아직 유연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기초적인 실험에는 성공했으므로 이러한 기술이 실용화 되는 것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참조:한국일보2003.12.21, 파이낸셜2004.6.30, sbs뉴스2004.5.10·2004.7.9, 한겨레2004.2.19, YTN2004.6.7, BBC2002.6.10)
출처 : 사이언스올 - 생명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