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룡뇽의 신비한 재생 능력 - 김현원 교수 > 교수칼럼 Professor's column | MS Quantum Neuroscience Institute

도룡뇽의 신비한 재생 능력 - 김현원 교수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07-05-15 06:17:04    조회 : 552회   
도룡뇽의 신비한 재생능력
 
인체에는 약 200여 가지의 다른 조직이 있다. 이런 다양한 조직들은 모두가 하나의 세포에 불과한 수정란으로부터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조직들은 모두 수정란과 똑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어떻게 다양한 조직들로 분화할 수 있을까?

그 뿐이 아니라 어떻게 인체의 각 조직은 모여서 인체의 일정 위치에 삼차원적인 독특한 모양을 갖는 장기로 발전할 수 있을까?

도룡뇽의 예를 들어 이 문제를 생각해 보자. 도룡뇽은 어깨로부터 앞발이 잘라졌을 때, 상처 부위의 세포들은 8주 정도에 걸쳐 다시 완벽하게 어깨로부터 앞발과 발가락 그리고 발톱까지 재생한다.

도룡뇽의 절단된 앞발의 단면에서 생각해 보자. 단면에 있는 세포들로부터 삼차원적으로 적당히 떨어져 있는 위치에 앞발의 절단된 부위가 재생된다.

절단면에 있는 혈관의 세포를 예로 들어보겠다. 이 혈관세포는 여태까지는 단순히 혈관내의 하나의 세포로 존재하였으나, 앞부분이 절단됨에 따라 이제부터는 뼈, 근육, 피부, 혈관 등 다양한 형태의 조직들을 만들어야 한다. 뿐 아니라 발톱과 같이 절단면에는 없는 부분도 만들어야 한다. 갑자기 세포의 운명이 바뀌는 것이다.

혈관의 세포나 뼈, 근육, 피부의 세포들은 모두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 세포의 운명이 바뀐다는 것은 유전자가 표현되는 패턴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여태까지 단순히 혈관의 세포로 지내왔던 세포의 운명이 바뀌어서 혈관세포 뿐 아니라 다양한 세포들을 형성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혈관세포가 직접 뼈, 근육, 피부의 세포로 변하는 가능성과, 아니면 체세포 복제양의 경우와 같이 수정란과 같은 상태로 되돌려진 후 다시 다양한 세포로 분화를 하는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체세포 복제양 돌리의 탄생은 적어도 두 번째의 방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어쨌든 이것도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데 더 놀라운 것은 형성된 다양한 세포들이 모여서 앞발의 형태를 3차원적으로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할까?

인간게놈 프로젝트에서 밝혀진 바로는 사람의 경우 3-6만개 정도의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룡뇽에게도 수만 개에 가까운 유전자가 있을 것이다. 도룡뇽의 유전자들이 다른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는 조합의 수는 얼마나 될까?

모든 유전자는 각각 주어진 상황에서 유전자가 활성화되든지 억제되든지 둘 중의 한 가지 상태만을 선택할 수 있다. 유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조합의 수는 3만개의 유전자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230000=1010000정도 될 것이다.

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이다. 아마 우주에 있는 분자들의 숫자보다도 더 많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다양한 유전자의 조합들을 지휘하여 절단면으로부터 원래의 절단되기 이전의 팔의 다양한 모습을 정확하게 재생하도록 하는 정보는 어디에서 오는가?

절단된 앞발의 단면에 있는 세포들도 도룡뇽의 나머지 부분에 있는 세포들과 똑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어떻게 절단면에 있는 세포들은 삼차원적으로 떨어져 있는 부분의 정보들을 인식하여 완벽한 발의 삼차원적 모습을 재생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절단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위치의 발가락의 모습이 정확하게 형성될 수 있을까?

현대 분자생물학은 DNA의 염기배열의 조합으로 표현되는 유전자에 생체의 모든 비밀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자생물학은 도룡뇽에서의 삼차원적 모습을 포함하는 재생능력에 대해서 전혀 대답을 해 줄 수 없다.

현대 분자생물학은 이런 질문에 대답할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이런 질문을 감히 던지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