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과학회 제21회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29일과 30일 양일에 걸처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열렸습니다. 이 학술대회에서 봉한 학설과 관련하여 3개의 연제가 발표되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서울대학교 한의학물리연구소의 소광섭 교수가 “봉한 학설의 재조명과 미래 비젼”이라는 제목으로 발표가 있었고, 두 번째는 역시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소의 이병천 박사가 “봉한 학설로 이해하는 명상의 원리”라는 제목으로 발표가 있었으며, 세 번째로 원주의대의 생화학 교수인 김현원 교수가 “경락과 봉한 학설의 산알”이라는 제목으로 발표가 있었습니다. 본인은 이 강연을 듣고 느낀 바가 있어 몇 자 적을까 합니다.
오늘날 우리 나라 의학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으로 양분되어 있습니다만 서양의학 쪽에서는 우리 나라의 독창성을 찾을만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한의학 쪽에서는 이퇴계의 활인심방, 이제마의 사상의학 그리고 허준의 동의보감과 같은 우리 나라 고유의 동양의학이 있고 또 봉한 학설도 있습니다. 이번에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소 및 원주의대에서 발표한 봉한 학설에 관한 발표는 우리 나라 고유의 의학을 재조명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고, 또 경혈, 경락 그리고 기(氣)라는 막연한 주제를 현대 과학적 도구를 이용하여 증명하고자 했다는 점에서도 그 노력을 높이 평가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나아가 서울대 한의학물리학 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일반 대중매체에 많이 소개됨으로써 경혈, 경락 및 기(氣)에 관하여 대중의 인식도를 많이 높여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연구를 시도하는 촉진제 역할을 하였다는 점에서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학문적 입장에서 소광섭 교수팀의 발표가 얼마만큼 신빙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는 별개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본인도 한의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어서 소광섭 교수팀이 발표한 한의학적 연구 결과를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본인은 현대의학을 전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최소한 소광섭 교수팀이 발표한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먼저 봉한 학설을 요약하겠습니다. 봉한 학설은 김봉한 교수가 제창한 학설입니다. 김봉한 교수는 1916년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1941년 경성제대의 의학부(오늘날 서울대 의대의 전신)를 졸업하였으며, 6.25 동란 이후 평양의대 생물학 교수를 지내면서 1950년대 말부터 경락 연구에 투신하였으며, 1961년부터 1965년 사이에 “경락 실태에 관한 연구”, “경락 계통에 관하여”, 경략 체계”, “산알 학설” 그리고 “혈구의 봉한 산알-세포환”이라는 5편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서양의학이 반쪽에 지나지 않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김봉한 교수가 연구한 내용의 요점을 보면, 첫 째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발견하지 못하였던 경락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증명하였다고 주장하는 점이고, 둘 째는 생명체의 최소 단위가 세포라는 기존 학설을 뒤집고 세포보다 더 작은 “산알”이라는 최소 단위가 존재한다고 주장한 점입니다. 김봉한 교수에 의하면 봉한관은 혈관, 임파관과는 다른 제3의 맥관으로 다른 부위에 비해 전도도가 높고 내부에는 산알이라는 DNA RNA 등과 같은 생체 활성물질이 채워져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세포보다 더 작은 산알이란 것이 있어 이것이 경략을 타고 흐르면서 필요에 따라서 산알들이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하나의 세포를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세포가 용해되어 여러 개의 산알로 분열되어 경락으로 되돌아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세포는 산알 운동의 과도기적 존재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소광섭 교수팀이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신비에 쌓여 있던 경혈과 경락의 실체를 해부학적으로 밝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소광섭 교수팀은 2002년 7월 1일부터 혈관 내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봉한관(경락이라고도 하였음)을 찾기 시작하였고, 2003년 6월에 acridien orange라는 형광 염색 방법을 이용하여 봉한관을 찾기 시작하였으나 여러 번 실패하였으며, 2004년 2월 일본의 후지와라 박사의 조언을 듣고 봉한관을 찾은 결과 드디어 2004년 3월 흰쥐의 장기 표면에서 봉한관 및 봉한소체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4월에는 봉한관 내부에서 막대모양의 산알을 발견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 김봉한 교수가 연구한 내용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소광섭 교수는 어느 질문자가 “봉한소체, 봉한관, 경혈, 경락 그리고 기(氣)의 관계가 서로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답변을 하였습니다. “서울대 한의학물리 연구실에서는 생물광자(biophoton)에 관해서 많이 연구하고 있는데, DNA에서 biophoton이 방사된다는 사실은 이미 독일 Popp교수팀에 의해 발표된 바 있으므로 산알도 DNA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역시 산알에서도 biophoton이 방사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볼 때, 氣란 산알과 산알이 방사하는 biophoton의 complex(복합체)라는 양자정보(quantum information)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다음은 본인이 소광섭 교수팀의 노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면서 소광섭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평가함과 동시에 몇 가지 개인적인 소견을 개진하고자 합니다. 이 말은 소광섭 교수팀의 학문적 열정에 대해서는 많은 박수를 보내지만 그들이 연구한 내용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문점이 있어 개인적인 소견을 말해보겠다는 뜻입니다.
첫째는 산알에 대한 소견입니다. 산알의 존재에 대해서는 본인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의의가 없습니다. 단지 산알이 김봉한 교수가 처음으로 발견하고 소광섭 교수팀이 재발견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서양에서도 이미 산알과 거의 동일한 존재에 해당되는 물질이 이미 여러 사람에 의하여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Antoine Bichamp(1816-1908)는 “microzymas”라는 이름으로, 스웨덴의 의사 Ernst Almquist(1852-1946)는 “pleomorphic bacteria”라는 이름으로, 독일의 동물학자 Guenther Endedein(1872-1968)는 “endobiont”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과학자 Raymond Rife(1888-1971)는 “cancer virus”라는 이름으로, 독일의 정신과 의사 Wilhelm Reich(1897?1957)는 “bion”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프랑스 출신의 카나다의 과학자 Gaston Naessens(1924-)는 “somatid”라는 이름으로 이미 발표한 일이 있습니다. 특히 Nassens은 somatid 이론에 근거하여 “714 X”라는 암 치료 약제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는 이들의 업적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의학에서는 이런 산알이나 이와 비슷한 구조물이며 “714 X”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이 산알에 대해서는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현재 서울대 한의학물리 연구소의 연구팀에는 산알의 유전자 구조 및 기능을 밝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자생물학 전공자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사람을 보강하여 이 분야를 강도 높게 연구한다면 필경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둘째는 경락에 대한 소견입니다. 동양의학이 서양에 알려지면서 서양의 유명한 과학자들이 경락을 찾으려고 부단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경락의 실체에 대해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결과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경락에 관한 연구 중에 미국의 정형외과 의사 Rober Becker의 이론과 영국 런던 개방대학의 Mae Wan Ho 박사의 이론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Becker 박사는 경락은 말초신경의 외피를 따라 흐르는 전자(electron)의 흐름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때 신경의 외피는 마치 전자를 흐르게 하는 반도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Ho 박사는 인체에는 콜라겐, DNA, 세포막 등과 같은 수많은 종류의 단백질이 있는데 이들이 물과 결합하여 특수한 구성체를 형성하는데 이것을 액정(liquid crystal)이라고 하였습니다. 바로 이 액정을 통하여 생체광자(biophoton)가 이동한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biophoton은 氣에 해당되고 액정은 경락에 해당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굳이 氣가 통과하는 관(管)과 같은 구조가 필요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액정 구조는 죽어 있는 조직에서는 자세하게 관찰할 수 없으므로 살아 있는 조직을 이용하여 관찰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본인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본인이 주장하는 “양자의학”에 의하면 분자는 분자의 장(場, field), 세포는 세포의 장, 조직은 조직의 장 그리고 장기는 장기의 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場, field)들은 양자역학의 비국소성 원리(non-locality theory)에 의하여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場, field)의 정체가 바로 biophoton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인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4차원 시공간에 biophoton이라는 장(場, field)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場, field)은 프리고진 말하는 산일구조로 되어 있어 인체 외부의 에너지장(場, field)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외부의 에너지장, 즉 biophoton을 흡수하는데 필요한 구조가 바로 경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경락을 따라 위치하고 있는 경혈은 스스로 외부의 biophoton을 흡수할 수 있지만 또한 경혈을 자극하면 외부의 biophoton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경락이란 미세 에너지가 흐르는 통로가 아니라 경혈을 효과적으로 자극하기 위한 지표로써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연결선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는 氣에 대한 소견입니다. 소광섭 교수팀은 氣를 정의하기를 산알과 biophoton의 복합체, 즉 “氣 = 산알 + biophoton”으로 정의하였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氣가 산알과 biophoton를 합친 복합체라는 개념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동과 서를 막론하고 동양의학을 전공하는 많은 과학자들은 氣를 “미세한 에너지(subtle energy)”라고 간주하는 것이 통념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氣의 정체를 산알과 같은 분자구조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유물론적인 생각입니다.
넷째는 biophoton에 대한 소견입니다. 소광섭 교수는 산알에서 방사하는 biophoton을 마치 DNA의 excimer 상태에서 방사하는 biophoton으로 해석했다가 또 나중에는 DNA에서 방사하는 자연발광(spontaneous emission)이라고 했다가 좀 왔다 갔다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만약 정말로 DNA의 excimer 상태에서 biophoton이 방사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뭔가 잘못 해석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독일의 Popp 박사가 DNA에서 biophoton이 방사된다는 사실을 발표할 때 biophoton은 자연발광(spontaneous emission)이지 그것이 외부에서 빛을 주어서(photonic-induced) 방사하는 유도발광(induced emission)이 아니라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광섭 교수팀이 산알에서 방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biophoton도 외부에서 빛을 주어 DNA가 여기된 상태(excimer)에서 biophoton를 방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발광이라고 해야 맞을 것입니다. 만약 소광섭 교수가 biophoton이 DNA의 excimer 상태에서 방사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발광이라면 자연발광의 근원은 무엇인가 하는 점에 대하여 설명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물질에서 photon이 방사하려면 반드시 어떤 에너지가 전자(electron)에 주어져야만 전자가 photon을 방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외부에너지가 주어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자연발광이 가능한가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소광섭 교수팀은 biophoton은 마치 DNA에서만 방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말이 맞는가 하는 것입니다. 소광섭 교수팀의 발표 논문에서도 자세히 밝힌 바 있습니다만 암실의 black box에서도 biophoton이 검출되고, black box 속의 petri dish에서 biophoton이 검출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DNA에서만 biophoton이 방사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것이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biophoton을 방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본인의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우리 나라 고유의 것을 발굴하여 최첨단 과학적 도구를 이용하여 재발굴하고 재조명하고 있는 서울대 소광섭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한의학물리연구의 열정을 존경과 아울러 정말로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학문에 대한 열정만 앞서 있지 학문적 차원에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도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한의학이란 것은 5감으로 되는 학문이 아니라 5감과 아울러 직관을 이용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물리학을 전공한 몇몇 사람들이 책을 읽고 머리를 굴려서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으로 해결될 성질의 학문이 아닙니다. 따라서 소광섭 연구팀의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소광섭 교수팀의 연구원들의 면면을 보면 물리학을 전공한 소광섭 교수, 약리학을 전공한 이병천 박사, 수의학을 전공한 윤여성 교수, 화학을 전공한 김현원 교수 그리고 동물학을 전공한 박영석 교수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습니다. 따라서 소광섭 연구팀에는 한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반드시 합류하여야 할 것을 판단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소한 것을 발견하여 쉽게 흥분할 수 있으며 나아가 이것을 국제학회에 발표 함으로써 망신을 당할 가능성 높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소광섭 교수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http://www.dr4mind.net/
강길전 박사의 양자의학 - 양자의학연구실에서 발췌